1. 프랑스어를 공부하기 시작한 건 2011년 어느 봄이었다. 학교 내 언어 센터에서 강의가 있었고, 주3회 100분짜리 강의를 1달반 단위로 수강할 수가 있었다. 그당시 벨기에에 파견을 갈수도 있는 확률이 있었기 때문에 강의를 듣기 시작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참 잘한 일 같다:) 그때 안했으면 언제했겠어. 물론 그 당시에는 수업을 따라가기도 너무 힘들었고ㅠ_ㅠ 수업 내용이 지금 봐도 어렵고 하나도 기억도 안나고 돈낭비 같다...고 생각은 했지만, 밑줄을 쫙쫙 그어보자.
프랑스어를 처음 배울 때는 학원을 가자.
1) 발음 : 프랑스어를 배울때 아마 가장 큰 걸림돌일텐데, 단순히 p나 r의 발음이 약간 달라지는 문제가 아니라 모음들의 발음을 잘 익히는 게 솔직히 혼자서는 어렵다. 특히나 영어를 열심히 공부한 일반적인 사람들의 경우 알파벳이 비슷하기 때문에 습관적으로 영어 발음을 떠올리게 되고, 모음이 여러개 모여서 발음이 달라지는 것들이 처음에는 매우 어렵다. 독학할 때 발음을 한번 잘못 익히기 시작하면 그 습관을 고치는 데까지는 시간이 더 많이 걸린다. 학원을 한달만 다녀도 기본적인 발음은 익힐 수 있다. 꼭, 우리, 발음은 배워서 익히자. 한글로 써져있는 발음을 따라읽지말고ㅠ_ㅠ
2) 언어의 구조 : 프랑스어를 처음 배울 때 제일 먼저 당황하는 게 단어의 여성/남성형이 구분된다는 점일테고, 두번째는 주어에 따른 동사의 변화가 있다는 점이며, 세번째는 시제가 거지같이 많다는 점일 것이고, 네번째는 대명사가 개떡같다는 거고, 다섯번째는 이걸 왜 굳이 해야하냐는 본인 내부의 외침일 것이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결국 공부하는 건 자신이 익혀야하는 거지만 적어도 초반에 학원에서 동사의 변화나 단어형 등에 대해서 기본적인 지식을 익혀두면 독학할 때 매우 편하다. 내가 그랬다.
3) 학습의욕 : 선생님이 중간에 질문해주고 물어봐주고 한 마디라도 더 시키고 무엇보다, 모르는 걸 질문해볼 수 있다는 게 어마어마한 장점이다. 혼자서 공부할 때는 아무리 헷갈리는 게 많아도 결국 별표 치고 고민하다가 끝난다.
지금 프랑스어를 전혀 모른다면, 무조건 학원에 가자. 한달만 들으면 된다. 딱 한 달이면 충분하다. 두세달도 필요 없다.
2. 그렇게 한 4개월 정도를 듣다가, 13년도에 스위스 프리부르에서 1년 정도를 살게 되었다. 그리고 그때는 정말 기본적인 몇가지만 안 상태로(etre/avoir 동사의 변환 정도...?) 책을 바리바리 싸들고 갔는데... 아 좀만 더 공부하고 갔으면 정말 실력이 많이 늘었겠지만...... 랩은 영어가 다 통했고 생각보다 프랑스어는 빨랐다ㅠㅠㅠ 그렇게 1년을 소득없이 보내고 돌아와서 프랑스어는 어느새 잠시 잊혀져 있었다. 공부를 해야하는데, 생각은 했지만 tous les jours 를 뚜스레스자우르스로 읽지 않는 게 어딘가 싶어서 반은 포기 상태였고.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 상태가 딱 A1을 간신히 통과하는 수준아니었나, 싶다. 공부했던 건 다 까먹고 잊혀진 상태 ㅋㅋㅋㅋㅋㅋㅋ 그때 학원대신 시작한게 바로 듀오링고다.
듀오링고를 하면서 영어와 프랑스어 간의 변환을 중심으로 익혀나갔고, 무엇보다 듣기가 가능해서 영어 식으로 읽던 많은 단어들을 조금 고쳐나갈 수 있었다. 하루에 2개 정도 하는 데 한 20분도 안걸렸지만, 나는 듀오링고를 적극 활용해서 문법을 같이 익혔기 때문에 훨씬 더 시간이 걸렸다. 문제를 푸는 건 진짜 문제도 아니었지만 ㅋㅋㅋㅋㅋ 매 스텝마다 있는 문법 설명을 노트에 차근차근 정리했다. 그래서 지금봐도 내 노트는 중구난방.... 이긴 한데, 하나하나 다 내가 써둔 것들이라 공부는 진짜 잘 되긴했다.
무엇보다 이런 공부를 할 수 있었던 건 내가 시간이 매우 많았고, 돈을 덜 들이고 싶었으며, 그리고 시험이 급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ㅋㅋ 델프를 당장 봐야 하는 사람에게 이런 방법은 별로 안좋을 수도 있지만, 프랑스어 시험이 당장 급하지 않고 정말 처음 공부해보는 사람이라면 듀오링고를 통해 이렇게 차근히 공부하면 진짜 좋다!!! 무엇보다 우리 영어는 익숙하니까, 프랑스어를 공부하는 데 훨씬 수월해진다. 영어사용권자들에게 프랑스어는 공부하기 힘든 언어가 아닐 이유가 다 있다ㅠㅠㅠ
혼자 공부하기에 정말 좋은 사이트다. 듀오링고 강추 개강추. langue나 이런 사이트도 많이 추천받았는데 솔직히 초보자들이 프랑스어 테드나 신문을 읽는 건 진짜 개무리고 ㅋㅋㅋㅋㅋㅋ 이런게 진짜 초보자용이지!!!
3. 이렇게 한 반년-일년 정도를 차근히 공부하니 듀오링고의 거의 모든 단어들과 내용은 대충 다 익힌 상태였다. 그게 16년도 쯤이었나. 17년도에도 위시 리스트로 항상 프랑스어 자격증을 넣어두었지만 귀찮고 연애도 바쁘고 살기도 바빠서 미루고 있다가, 어느날 그 날이 왔다. 2018년도 2월. 강남역에서 시간이 남아서 프랑스어 학원에 상담을 갈수 있었던 바로 그 날이. 18년도 1월부터 두달간, 나는 면담을 위해 ㅋㅋㅋㅋ 사진속의 책들을 차근차근 보려 노력....했다.
그렇게 면담을 가니 문법이나 독해 보다는 "말하기/쓰기"위주로 수업을 추천받게 되었다. 학원은 세 곳을 고민했었다. 신중성, 르몽드 그리고 알리앙스 프랑세즈. 강남역에서 위치도 다 고만고만한 ㅋㅋㅋㅋㅋ 학원들이다. 그리고 결론은... 돈과 시간을 고려해서 내게 되었고:) 르몽드는 시험 준비반 위주라서 3월의 내가 다니기엔 좀 애매했는데, 한번 나머지 두개를 다니다 보니 르몽드로는 돌아가지 않게 되었다는 전설이 있습니댜...
우선 알리앙스 프랑세즈를 3-4월 동안 다녔다.
알리앙스 프랑세즈는 원래는 Etude A1 a A2 단계의 1반을 추천받았는데 수업 듣기 전날... 꿈을 꿨다. 수업에 들어가서 한 마디도 못하고 하나도 못 알아듣고 버벅대는 꿈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프랑스어 원어민 선생님의 수업이라 그래서 진짜 긴장쩔었나봨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서 데스크에 가서 꿈을 꿨는데 너무 무서웠다고 찡찡대면서 반을 바꿨다. A0 a A1의 3단계 반으로. 결론적으로 이야기하자면 수준 자체는 내 기준에서 약간 낮았는데, 복습에는 좋았다. 토요일이라 그런가, 사람 수는 생각보다 많아서 말하기 보다는 쓰기를 엄청나게 연습했었다. 이 반에서 했던 쓰기 연습 때문에 실제 DELF 시험에서의 쓰기는 그닥 크게 무섭거나 두렵거나 하지도 않았던 듯.
알리앙스 프랑세즈는 정말로 천천히 공부할 사람에게 추천할만한 곳이다. 정말 천~천~히 기초를 탄탄하게 쌓아주는 느낌이라서, 알리앙스에서 쭉 공부한다면 아마 시험대비 반 한달 정도?만으로도 충분히 시험 잘 볼 수 있을 듯. 아니면 시험도 진짜 독학할수도 있을 것 같다. 근데 A2까지 듣기 위해서는 1년의 시간이 필요하단 이야긴데, 급한 사람들에게 적당할지는 모르겠다. 말하기보다 쓰기를 진짜!!! 많이 한다. 쓴걸 보고 말하기를 하기는 하는데, 그거랑 말하기랑은 좀 다른거 아닌가 싶기도 하고. 나는 실력보다 살짝 낮은 반에 가서 많이 쉽게 느껴서 그랬을 수도 있다는 걸 염두에 두시길 바람.
Amical 은 이렇게 생긴 책들이다. 저 위의 풀컬러가 27000원짜리 본교재고, 밑의 흑백이 10000원짜리 Cahier exercise, 즉 연습교재다. 둘다 불어로만 써있고. 솔직히 풀컬러로 꼭 책이 필요한지는 모르겠는데;;; 책값이 너무 비싸다. 나는 깨끗하게 필기 하나도 없이 보고 아는 언니에게 책을 주기로 했지만. 저렇게 본문-단어-발음-문법-뒤의 연습문제로 구성되어 있는데, 필요하면 선생님이 프린트물을 나눠주고 보충도 해준다.
알리앙스 프랑세즈를 통해 프랑스어 말하기와 듣기 등에 좀더 익숙해지려는 목적이었다면, 신중성 어학원은 정말 말하기를 집중적으로 했다. 문법 독해 수업은 필요 없었고, 쓰기는 원래는 두번째 달에 들어볼까 했는데 굳이 필요없을 것 같아서 두달 동안 말하기 수업만 들었다. 평일 오후 반이라 두번 다 수업을 두명ㅋㅋㅋㅋ 이서 들었는데, 1:2다 보니까 정말 많이 열심히 말할 수 있게 된다. 주말 수업의 사람수가 감이 잘 없는데, 솔직히 수업을 여러명이서 듣게 되면 메릿이 좀 떨어질 거 같기는 하다.
Le nouveau taxi 1의 경우 딱 A1 수준의 쉬운 어휘와 쉬운 문장들로 구성되어 있는데, 솔직히 처음 수업 들었을 때는 괜찮다가 중간쯤에 멘붕하기 시작하다가 뒷부분가서 다시 마음의 평안을 찾게 되는... 그런 느낌이었다. 기본적인 자기소개 정도는 하는 수준(진짜로 기본적인 것!!! Je suis etudiante, Je suis corenne, Je m'appele Anna, ...) 정도에서 듣게 되는게 제일 좋은 것 같다. 사진은 Taxi에서 2/3 정도 부분. 문법 파트가 있긴 한데, 문법보다는 거의 말하기 위주로 간다.
만약 이것보다 나는 좀더 잘해! 싶으면 바로 Expression Orale 1으로 뛰어넘는 것도 나쁘진 않다. 난 둘다 들었는데 솔직히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둘다 들을 이유가 있었나, 싶긴 하다. 둘이 수준이 너무 비슷하다...ㅠㅠㅋㅋ 대화 자체는 Taxi 쪽이 좀더 종류가 풍부하고, Orale의 경우는 좀더 상황을 나눠서 한 상황에 대해 표현을 집중적으로 배우는 편이다. Taxi 배울때 선생님이 좀 이것저것 잡담을 많이 하시는 편이라ㅋㅋㅋㅋㅋ Orale 선생님이 좋긴 했는데ㅠㅠ 둘중 굳이 고민한다면 나라면 Taxi. 아 아닌가... Orale이 낫나.... 솔직히 진짜 잘 모르겠닼ㅋㅋㅋㅋㅋㅋㅋㅋ 아주 약간 Orale의 표현이 많아지기는 하는데, 둘중 하나만 골라야 한다면 Taxi가 나은거 같다. 그래. 그렇다고 해야겠다.
그리고 시험 직전에는 CLE교재를 이용한 시험 대비반을 한달 들었다. 한 달 동안 책을 다 나갈 수는 없지만 군데군데 뽑아서, 특히 말하기/쓰기를 중심으로 시험 대비를 해준다. Taxi 때 선생님과 같은 선생님이었는데, 이 수업이 훨씬 맘에 들었다:) 사람이 꽤 많이 들어서 약간 놀랐는데, 그래서 말하기 같은 경우에는 약간 인터랙션 없이 선생님이 쭉 써가면서 수업하는 스타일이었지만 시험 대비니까, 그럴수도 있다 싶다.
신중성은 확실히 빠르다. 수업도 다양하고, 진도도 빠르다. 내가 필요로 하는 부분이 어딜지 상담도 잘 해준다. 데스크가 매우 친절하다. 르몽드가 데스크가 약간 버벅대는 감이 있었다면, 신중성의 데스크는 굉장히 전문적으로 조언해주는 편이다. 다만, 알리앙스 프랑세즈가 언어 위주로 학원이 돌아간다면 신중성은 DELF 시험 위주로 돌아가는 감이 약간은 있다. 레벨 자체도 DELF 레벨로 나뉘기도 하고. 이게 장점일수도 단점일수도 있겠지만- 알리앙스가 2개월 단위로만 수강생을 받고, 시간을 좀 많이 써야한다는 단점이 있으므로 바쁜 사람이라면 한달 여기서 수업 듣는게 나을수도.
학원 외에 개별 공부한 책 리뷰와 시험 후기, 그리고 기타 이야기는 2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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